200801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by master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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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그를 문단의 스타로 만들어준 이 책은 더더욱 그렇다. 본인 역시 주위에서나 넷상에서나 그다지 좋지 않은 평을 접해왔기에 딱히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쯤은 읽어봐도 괜찮겠지하는 생각과 남들 말에 휘둘려 읽지 않는 것은 좀 잘못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엊그제 중고서점에서 5천원에 주고 사왔다. 사실 거기서 그나마 고를 만한 책이 이것뿐이기도 했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단히 재밌게 읽었다. 읽으면서 내내 소설에 몰입이 되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결국 든 생각을 솔직히 얘기하자면 뭐랄까 80년대 남성들의 라노벨이라고 칭하고 싶다. 

    표지에도 그렇고 사랑 이야기니 연애소설이니 평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그저 성장소설이라 본다. 편협한 사고에 얽매인 주인공이 성장하는 동안 도움을 주는 주변 여성들의 내용이 이 책의 전부라고 하면 너무 과언일까. 그 여성들 역시 소위 남성들끼리 얘기하는 성적 판타지들의 모델들로 구성되어 있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병약순정녀, 천박하고 마냥 어리게만 보여도 의외로 진지한 구석이 있는 여자, 이지적인 연상, 세상사 다 깨닫고 조언해주고 위로해주는 어른누님.. 야 이거 진짜 하렘물 라노벨 아니냐?ㅋㅋ

    아무튼 주인공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했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나오코의 죽음 이전까지는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했다고 보기에 연애소설이 아니라 성장소설이라 생각한다. 그걸 스스로 깨닫고 한층 성장한 계기가 나오코의 죽음이란 건 아이러니하다. 나오코 역시 주인공보다 자기 자신을 더 사랑했으니.

     …요즘 나왔으면 “남성 주인공의 각성을 위해 희생된 여성인물과 그 서사”라는 제목으로 비판받지 않았을까. 뭐 그런 비판이 딱히 틀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ㅇㅇ

    이 외에도 전공투 세대 당시의 비운동권들의 생각을 잘 그려냈고 또한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내재되어 있는 비루함은 소설 내내 잘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만 보고 전공투 운동권 모두가 그러한 비루함으로만 구성돼 있다고 여겨버리면 바보인증하는 꼴이고…

    총평하자면
    5점 만점의 4.7점
    이유; 책은 재밌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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