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최후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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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두분 판사님. 오늘 저는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삼성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한 건 20여년 전입니다. 반도체와 인터넷 통신의 황금기 시작될 때였습니다. 스티브잡스와 손정의 회장같은 글로벌 창업자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행운도 누렸고, 전문경영인들이 혁신 노하우로 회사를 수백 수천배 키우는 것도 생생히 봤습니다.

    그럴떄마다 우리가 저 사람들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우리가 한순간 방심하면 삼성도 망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통신업계에서 선두를 다투던 미국, 유럽의 전통의 통신회사들이 무너지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습니다. 백 년 이상 지속한 역사 지닌 일본 회사들도 고전하고 있습니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 회사들 보면서 위기의식 느끼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께서 갑자기 쓰러지셨습니다. 경황이 없던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자리가 있었습니다.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 일로 회사와 임직원들이 오래 고생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께도 좋은 모습 못 보여서 송구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답답하고 참담한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저의 불찰, 제 잘못입니다. 제 책임입니다. 제가 못나고 부족했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뉘우칩니다.

    재판장님 두분 판사님. 이 사건은 제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1년 가까운 수감생활과 4년 가까운 재판은 저에게 새로운 성찰의 계기가 됐습니다. 과거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할 시간을 줬습니다.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삼성준법감시위가 생겼습니다. 재판부께서는 단순한 재판진행 그 이상을 해주셨습니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준법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나아가 저 이재용은 어떤 기업인이 돼야 하는지 고민하는 깊은 화두를 던져주셨습니다.

    그 전에는 선진기업 벤치마킹하고 불철주야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고 회사를 키우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준법문화라는 토양에서 체크 또 체크하고, 법률적 의사검토를 해야 나중에 문제 안되고 궁극적으로 나중에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늦게 깨달은 만큼 확실하게 실천하겠습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지 않은 변화입니다. 저 스스로도 준법경영으로 변화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회의들에서 제가 이제 하지 않던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컴플라이언스팀이 뭐라던가요”, “법무팀 검토 끝난거죠”, “이건 준감위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라고 질문하고 또 질문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목소리도 듣고 있습니다. 첫 걸음을 뗐지만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고 멀리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결코 없을 것입니다. 재판장님 지켜봐주십시오. 법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오해를 일으킬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정도를 걷겠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사업지원 TF에 관련된 우려를 봤습니다. 특검이 언급한 것도 잘 들었습니다. 사업지원TF는 다른 조직보다 더 엄격하게 준법감시를 받게 하겠습니다. 투명하게 운영하겠습니다. 저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삼성의 어떤 조직도 결코 예외로 남을 수 없을 겁니다. 지난날 삼성 최고 경영진의 잘못도 저 자신의 관여 여부와 관계 없이 되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경위를 하나하나 되짚어보고 그런 일 다시 안되게 이중 삼중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준법감시위 본연 역할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한 뒷받침을 하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준법감시위 위원님들을 너무 자주 보면 위원회의 의미가 퇴색될까봐 주저해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준법감시위원을 정기적으로 뵙고 저와 삼성에 대한 소중한 질책을 듣겠습니다. 모두가 준법 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고 그걸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반드시 추진하겠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저는 지난 5월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경영권 승계에 대한 평소 소신 밝혔습니다. 거듭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돼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 또다시 삼성이 이런 일로 논란 겪지 안게 하겠습니다.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도 다시 없도록 하겠습니다. 임직원들과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제가 말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이 국민들에게 한 약속들 제가 책임지고 지키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예전 이야기 한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987년 11월 이병철 회장이 돌아가셨을 때 저는 대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경황 없는 와중에도 아버님는 그날 저녁 일본지점장에게 전화를 거셨습니다. 도시바, 소니 등 당시 일본 최고 기업들과 미팅 약속 잡으라고 하셨습니다. 삼성 큰 고객사였고 당시 저희보다 앞서가는 기업이었습니다. 다음해 1월 아버님은 일본 어학연수 중이던 저를 모든 회의에 데려가셨습니다. 삼성그룹 회장인데 당시 삼성의 위상이 지금같지 않아서 당시 상대방은 회장, 사장 아니라 전무, 상무, 부장급 엔지니어가 나오더라도 일일히 머리 숙이며 최신 정보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 애쓰셨습니다. 그 모습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그 이후로 이건희 회장님은 저희에게 필요한 인재라면 예를 갖춰서 모셔오셨습니다. 그 치열함이 삼성의 DNA가 됐습니다. 삼성은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를 놓치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선두 기업이 됐지만 사회적 역할, 책임,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막중한지는 간과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 얼마나 높은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순환출자를 해소했지만 아직 많은 분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삼성은 달라질 것입니다. 저부터 달라질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습니다. 회사의 가치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재벌의 폐해라고 재판장님이 지적한 부분도 과감하게 고치겠습니다. 앞으로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혜택 받았습니다. 국민들께 평생 갚아도 갚지 못할 빚이 있습니다. 꼭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더 많은 협력사가 저희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선두기업으로서 몇 배 몇십 배 더 큰 책임감 갖겠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 두 분 부장판사님, 두달 전 이건희 회장님의 영결식이 있었습니다. 회장님 고등학교 친구 분이 추도사를 해주셨습니다. 그분은 회사를 선대에서 받아 키운 이 회장 사례를 전 산업사에서 보지 못했다며 ‘승어부’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라는 말이었습니다. 선대보다 크고 강하게 키우는 게 최고의 효도라는 말씀입니다. 그 말이 강렬하게 머릿 속에 맴돕니다.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 기본입니다. 신사업 발굴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당연한 책무입니다. 하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 담아야 합니다. 저의 정신자세와 회사 문화를 바꾸고 제도를 보완해 외부의 부당압력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거부할 수 밖에 없는 촘촘한 준법 시스템 만들겠습니다.

    중소기업, 학계 등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우리 산업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게 최선 다하겠습니다. 삼성 직원이 우리 회사 자랑스레 여기고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기업 만들겠습니다 . 그게 기업인 이재용이 일관적으로 추구하는 꿈이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저 나름의 승어부에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아버지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 삼성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부탁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죄를 물을게 있으시다면 다 저에게 물어주십시오. 같이 계시는 제 선배님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서 헌신한 분들입니다.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이 분들은 너무 꾸짖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서울파이낸스)

    지난번 삼성병원때도 그렇고 
    반성문의 표본.
    좀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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