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 역대 신인왕을 평가해보자 3. 고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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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정아 https://www.ygosu.com/community/volleyball/791

 

2. 이소영 : https://www.ygosu.com/community/volleyball/794

 

이소영편도 와고형들의 많은 관심과 댓글 덕분에 재밌게 마쳤어. 아무래도 최근 코보컵 결승에서 기름의 활약 덕에 이소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도 있고, 한 팀의 프랜차이즈스타로서 막내에서 캡틴까지 꾸준하게 성장한 데에 대한 팬들의 응원 덕일 거야. 개인적으로 이소영은 한창 배구를 딥하게 보기 시작하던 때 데뷔한 선수이고 또 동갑이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줘서 더 애착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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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번에는 이소영에 이은 2013-14시즌 신인왕 고예림을 다룰 차례야. 사실 내가 신인왕 평가 시리즈를 쓰게 된 계기가 고예림 때문이야. 나조차도 고예림을 두고 봤을 때, 뭘 잘하는지를 모르겠더라고. 외부에 알려진 이미지만 보면, 일단 예뻐서 좋아하는 팬들이 많아. 근데 플레이적으로는? 선수로서는? 잘 모르겠더라고. 과연 출석만 많이 해서 신인왕 먹은 건 아닐까 하고.

 

예쁘기만 한 선수는 과거에도 많았어. 하지만 그런 선수가 FA까지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고, 15천을 받고 이적을 한다? 현 소속팀인 현대건설이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얼굴만 예쁜 선수한테 그 정도 투자를 할 리는 없을 거야. 분명 고예림이라는 선수의 가치를 봤기 때문에 계약을 했을 거야. 그럼 이제부터 고예림을 간단하게 다뤄볼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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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림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1994612. 177cm, 61kg. 레프트. 2013-14 V리그 1라운드 2순위 – KGC인삼공사)

 

고예림의 대략적인 프로필이야. 고예림은 고교 재학시절 중앙역에서 강릉여고로 전학을 갔고, 그 과정에서 1년 유급을 하게 돼. 그래서 드랩 동기들이 95년생인데 반해, 혼자 94년생이야. 인삼공사의 1라운드 2순위 지명을 받지만, 드래프트 이전 인삼과 도로공사의 지명권 트레이드로 인해 지명받자마자 바로 도로공사로 입단하게 돼 (인삼 : 1라운드 지명권+세터 차희선 도공 : 세터 이재은 + 센터 이보람)

당시 도로공사 (이하 도공)는 어창선 감독이 물러나고 서남원 감독이 취임한 시즌이었어. 외국인 선수였던 니콜 포셋은 여전히 강한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니콜을 받쳐줄 선수가 너무나 부족했던 시즌이었지. 황민경, 표승주, 곽유화, 김미연, 김선영 등 많은 날개 공격수가 있었지만 부상, 기량 쇠퇴 등의 이유로 니콜을 받쳐주지 못했어. 게다가 2번 센터였던 하준임도 큰 키와 왼손잡이라는 특이성을 제외하면 센터로서는 기준 미달이었고. 그나마 황민경을 필두로 한 강서브 정도만 봐줄만 했던 단신 라인업 팀이었어.

고예림은 데뷔하자마자 예쁜 얼굴로 이목을 끌었지만, 177cm의 어중간한 신장과 공격보다 수비가 더 돋보이는 플레이스타일은 도로공사에 그리 매력적인 성향이 아니었어. 특히 지금도 단신+수비형 선수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황민경과 같은 포지션인 점은 고예림의 지금까지의 선수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

도공에게는 불행이었으나 고예림에겐 다행스럽게도, 외국인 선수 니콜의 국대 차출로 인한 부재로 도공은 초반에 성적을 쌓지 못했어. 게다가 고만고만한 레프트진 사이에서 고예림은 신인이었지만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코트를 밟을 수 있었고. 특히 5라운드 들어서는 주전인 황민경의 슬럼프를 틈타서 경기장에 자주 찾아들 수 있었어. 덕분에 23경기 54세트 출전해서 득점 90점 공격성공률 36.46%을 기록하고 신인왕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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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박정아나 이소영에 비하면 부족한 성적이겠지만, 당시 경쟁자인 흥국의 공윤희나 현건의 고유민에 비하면 나은 성적이었기에 쉽게 신인왕을 수상했어. 게다가 외모로 많은 주목을 받았기에 화제성도 높았고. 박은진이주아정지윤의 센터 3파전을 벌인 18-19시즌과 정호영으로 끝나 이다현권민지를 거쳐 박현주로 끝났던 19-20시즌을 제외하면, 역대 신인 중에 가장 화제성이 높은 선수가 고예림이었을 꺼야.

 

언론과 커뮤니티의 관심도와 별개로 고예림은 이후에 크게 성장하지 못했어. 일단 고예림의 장점이 도공의 같은 포지션 선수들에 비해 눈에 띄지 못했고, 뭣보다 고예림의 기량도 오르지 않았어. 게다가 팀은 14-15시즌부터 이효희정대영장소연 등 베태랑 라인을 대거 영입했고, V리그 여자부에서 유일한 무승팀이라는 한을 풀기위해 사활을 걸던 상황이었어. 그런 기조 속에서 신인이고 기량이 완전치 않은 고예림의 출전을 기대하기 어려웠지. 그렇게 고예림은 외모만 강조되고 교체로 소비되는 레프트 선수인 줄 알았어.

그러다가 고예림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린 건 16-17시즌이었어. 김종민 감독의 즉위와 함께 배유나의 영입으로 황민경이 GS에 대체선수로 이적하게 되었어. 이전의 FA 보상 및 트레이드 등으로 고예림과 동 포지션 경쟁 선수들이 많이 떠난 상황이었고, 고예림은 주전이 불분명하다는 시즌 전 예상과 달리 29경기 102세트 출전, 276 득점 공격성공률 34.98%라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어. 특히 부족했던 공격력이 많이 좋아졌고 장점이라고 보도됐던 수비력이 정말 장점이라고 불릴만 했던 시즌이야. 완전한 주전이 된지 얼마 안된 탓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데뷔시즌 고예림에게 걸었던 기대를 충족시킨 시즌이기도 했어.

그 다음해인 17-18시즌, 고예림은 박정아의 FA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 지명으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하게 돼. 그리고 2년 동안 통장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하다가 지난해인 19-20시즌 현대건설로 FA계약을 맺고 이적하게 돼. 이 때 3년간 보여준 고예림의 활약은 명과 암이 명확했는데, 이건 고예림의 플레이스타일과 평가를 얘기하면서 함께 풀어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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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림은 이번 시리즈에서 다룰 5명의 신인왕 선수 중에 가장 공격력이 부족한 선수야. 특히 신장도 작지만 그걸 커버할 볼처리 능력 or 운동능력이 가장 떨어진다고 평가할 만한 선수기도 해. 박정아의 신장 / 이소영의 능숙함 / 이재영의 탄력 / 강소휘의 파워에 대비해, 고예림은 공격에서 크게 장점을 보이지 않아.

 

내가 여배부 단신 레프트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2명이야. 단신+수비력으로 대표되는 황민경과 단신+공격력으로 대표되는 김미연. 소위 황민경과라고 부르고 싶은 선수가 고예림, 그리고 문정원이고, 김미연과라고 부르고 싶은 선수가 고민지와 박혜민이야. 황민경과가 공격력을 향상시킨게 이소영, 김미연과가 수비력을 향상시킨게 이재영이라는게 나만의 기준이지.

내 기준을 설명한 이유는, 고예림은 황민경과 중에서도 가장 황민경을 닮은 선수야. 같은 팀이었고 또 친한 사이인 탓에 둘은 플레이스타일에서 비슷한 점이 많아. 굳이 따지자면 황민경은 서브가 강하고, 고예림은 수비와 신장이 조금 더 낫다는 정도? 게다가 고예림 스스로도 플레이스타일을 수비에 강점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수비력을 부각시키기도 했어. 덕분에 고예림에 대한 평가도 수비쪽으로 많이 몰렸지.

고예림의 공격력도 시즌 전체를 보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단신선수들의 필수요소인 빠른 발과 쳐내기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가끔 큰공격도 선보이고 있어. 경기당 평균 득점이 10점 전후를 보여주는 걸 보면 그리 나쁜 공격력은 아니야. 다만 고예림의 공격력이 더 평가절해된 건, 내가 위에서 짧게 줄인 최근 3년의 활약 탓이 커. 통장 첫해 챔프전에 오른 고예림은 친정팀 도공을 맞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어. 당시 이정철 감독 역시 고예림의 챔프전 부진을 애둘러서 비판할 정도였으니까. 현건 이적 후에도 팀 리시브 1위에 큰 기여를 하긴 했지만, 공격쪽은 이다영양효진 콤비에게 더 눈길이 갔을 정도야.

내 생각으로는 공수 모두 신인시절부터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선수지만, 선수 스스로도 수비를 더 강조하고 있고, 실제로 공격력은 결정적으로 믿고 가기엔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싶어. 대신 수비력은 리시브 3위에 오를 정도로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조금더 높게 평가해도 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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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고예림이 아쉬운건 예쁜 얼굴 때문에 묻힌 실력과, 동시기 신인왕을 수상한 선후배들의 기량이 너무 막강하다는 거야. 나 역시 고예림에 대한 글을 쓰면서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했고. 앞으로 선수생활을 더 이어나가기 위한 본인의 발전이 있다면 더 잘될 거라고 생각해.

 

이렇게 고예림 편을 마치고 다음에는 이재영 편을 쓰려고 하는데, 코보컵 결승 이후 이재영에 대한 물음표도 많이 지어졌으리라고 생각해. 이재영은 이소영과는 또다른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보니 이소영만큼이나 분량조절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 와고형들의 추천과 댓글 부탁하고 다음 이재영편에서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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