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12년차 인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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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9살이고 9급 일행 수험생활 12년째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전업 수험생활 중이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이 시험을 접으려고 한다(가채점 결과, 컷라인 밖이더라).

     

    지방국립대 2학년 마치고 휴학한 27살부터 지금까지 공시만 팠는데, 수험 초기 그대로 선택과목 한 번도 안 바꿨다(행법, 행학). 재작년에 국가직, 지방직 필합 한 번한 것이 실적의 전부이다(둘 다 면접 탈락). 

     

    28살 때까진 그래도 여친도 한 번 사귀어보고, 남들 다 즐기는 젊음을 발치만큼이나마 나도 누려봤던 거 같은데, 나이 계란 한 판 넘어가니 그런 것도 없더라. 2년 넘게 사귀었던 교대 다니던 년한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 받고, 근 10년을 여자 손 한번 잡아본 이력이 없다.

     

    한 7년 전쯤인가엔 7급도 좀 해볼까 해서 경제학 기본서 사놨다가, 50페이지도 못 읽고 gg 친 기억도 있다. 나 같은 열성 유전자가 비벼볼 학문이 아니더라.

     

    그나마 학원 안 다니고 고향 본가에 얹혀 사느라 생활비 최소화하여 이렇게 긴 수험생활이 가능했었는데, 불혹이 다 되도록 사람이 생산활동 한번 못 해보고 방구석에서 책만 파다보니 몸만 늙은 애가 되어버리더라. 아마 알바 세네 번 뛰어본 미필 대학 초년생 애들이, 나보다 세상 돌아가는 원리나 처세에 대해 밝을 거다.

     

    12년 전의 난, 이 나이가 되면 지혜와 관록 있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실상은 길고 무거운 멍에 아래 마음만 다친 늙은 아이가 있을 뿐이었다.

     

    약해지고 약해져 망가지고 가라앉은 청춘과 인생. 정박할 곳이 어디에 있긴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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